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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월의 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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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: 관리자 등록일 : 2015.06.08 조회수 : 863

모란이 피기까지는
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영랑/시인




모란이 피기까지는


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


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


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


오월 어느 날, 그 하루 무덥던 날


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


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


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께 무너졌느니


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,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


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


모란이 피기까지는


나는 아직 기다리고 있을 테요,


찬란한 슬픔의 봄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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